넷플릭스 찬실이는 복도 많지 결말 및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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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내내 영화관을 가지 못해 개봉해도 못 본 영화가 수두룩했는데 넷플릭스에서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제 이름의 끝자리와 같아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의 이름부터 정감이 갔는데, 왠지 무겁지 않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토요일에 눈을 뜨자마자 감상을 시작했네요. 감상 후에 작성하는 글이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립영화이지만 알만한 배우들이 많이 나옵니다. 최근 오스카상을 수상하신 윤여정님도 나오고요. 찬실이는 영화 프로듀서로서 일만 하며 마흔을 맞이했지만 따르던 감독님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일이 줄고 당장 목표가 흐릿해진 상태에서 배우이자 친한 동생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을 하게 됩니다.
위로가 필요해 사랑과 마음을 혼동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보여주는 찬실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습니다. 도시락을 싸서 김영을 찾아간 날 안 하던 화장도 하고, 거절 당하고 급하게 돌아가는데 도시락 통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질 않나.. 그래도 김영은 찬실이에게 좋은 누나라며 계속 연락을 하죠.
집주인 할머님과의 교감
찬실이가 이사한 집의 집주인으로 나오는 복실이 할머니가 나오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실질적으로 찬실이는 꿈을 거의 접었다시피 할 정도로 의욕이 없는 상황이지만 자신보다 배로 긴 삶을 살았던 복실이 할머님은 열심히 한글을 배웁니다.
할머님이 시를 배우고 싶다며 어떻게 하면 시를 쓸 수 있을까 찬실이에게 물어보는데, 찬실이는 그냥 아무거나 쓰라고 합니다. 이때 복실이 할머니가 맞춤법이 다 틀린 시 구절을 써서 찬실이에게 어떠냐며 내미는데 그 장면에서 찬실이는 눈물을 터트리죠. 사실 가장 슬프고 와닿았던 장면이었는데, 찬실이가 이쯤부터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을 것 같았어요.
일만 하며 살아온 찬실이
자신의 영화 취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화를 내는 찬실이의 모습도 재미있었어요. 연애경험도 없고, 정말 일만 하면서 살아온 미숙한 찬실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장국영의 존재 이유
찬실이에게만 보이는 장국영의 실체는 (실제로 장국영은 아닙니다만) 찬실이가 처음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순간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내면의 모습? ㅎㅎ 찬실이가 다시 각본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장국영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찬실이와 대조되는 인물 '소피'
배우이자 친한 동생인 소피의 캐릭터도 정말 좋았어요. 고민도 깊게 안하고, 발랄한 모습은 찬실이와 대조가 되는 모습이었는데 그래서 서로가 친한 게 아닐까? 하는 ㅎㅎ 정말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지 결말은 뚝 끊긴 것처럼 끝이 나지만 곱씹을 수록 여운이 남는 영화였어요. 찬실이의 주변 등장인물들이 처음에는 조금 가식적이거나, 예의가 없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그게 다 찬실이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었다는 것을 찬실이는 복도 많지 결말을 보면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고 나니 찝찝한 구석이 하나도 없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였기 때문에 잔잔한 감성이 당기는 날 감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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